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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손녀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고 언제 한번 가보고 싶었던 샐러드 바에 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주차하는 동안 혼자 2층으로 올라가 룸을 찾으니 종업원이 “누구를 찾아 오셨냐?”하며 이방 저방을 가리킨다. “우리 식구가 일곱 명이니 룸을 하나 달라”고 하니 손짓을 하며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프런트에서 안내를 받으라는 것이다. 아차! 실수를 했구나. 종종 외국 식당에서 범하는 실수를 여기에서도 했구나 싶었다. 프런트에서 순서나 자리를 안내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우리식 버릇으로 들어간 것이다. 안내를 하려면 프런트에 언제나 안내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핑계를 대본다. 기다리는 다른 손님이 한 분도 없었지 않은가. 자리를 정하고 메뉴를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샐러드가 2만원 대, 정식 메뉴 중 제일 저렴한 것이 2만7000원 대 아닌가. 성인 네 명이 정식 3인분, 손자 손녀들은 각자 샐러드 3인분을 주문하니 2만7000원짜리 정식은 점심용이라고 한다. 저녁식사용은 3만3000원부터 4만원이 넘고, 샐러드도 저녁에는 50%가 더 붙어 2만5000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도 눈 찔끔 감고 정식 3인분 샐러드 바 3인분을 주문하니 6명이냐고 묻는다. 7명이라고 하니 1인분은 더 주문해야 된다고 한다. 일가족 7명의 식사는 성인 4인분으로 아이들끼리 먹고도 남은 것을 싸오는 날이 태반이었다. 성인 3인분으로 4명이 나누어 먹겠다고 하니 그렇게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런 방침을 정하고 손님에게 요구할까 생각하니 샐러드 바는 뷔페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이해는 된다. 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은 샐러드 바만 주문하려면 홀에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룸에서 쫓겨날 것을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밀었다. 그렇다고 내 고집을 꺾고 식사하기는 싫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린 손자 손녀들 보는 앞에서 자존심도 상했지만 나가려는 용기가 더 강했다. 난생 처음 음식값에 되돌아나온 첫 경험을 맛보고 말았다. 내 발로 걸어 나왔지만 값비싼 스테이크에 뒤통수 맞고 쫓겨난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였다. | ||
작성일 : 2009-03-03 오후 6:5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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