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경영은 과학이다
함박웃슴가득
2009. 8. 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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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인 수 홍익대 경영대학원장 | ||
| 온라인 교육매체 메가스터디의 김성오 사장은 <육일약국 갑시다>라는 책에서 약국하지 않고 약국 경영한다는 말을 하니 눈이 확 뜨이더라고 했다. ‘경영’이라는 단어가 무슨 마력을 지녔기에 개안에 비유할 정도로 약사의 머리를 흔들었을까? 우리나라는 영세업자가 유난히 많다. 그 숫자도 많거니와 여러 산업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의 대규모 실직 사태로 1999~2002년까지 급증한 탓이다. 그 이후 계속 줄기는 했지만 현재도 555만여 명에 이른다. 근년 들어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것은 그 수가 너무 많아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러온 불황과 주택가를 파고드는 대규모 슈퍼마켓(SSM)들의 영향도 없지 않지만, 근본적으로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무분별한 창업에 있다. 실제로 호·불황을 떠나 생계형 점포 운영자들의 성공률은 최대 30%를 넘지 못한다. 이들은 주로 상가에 모여 군집을 이루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로변에 독립적으로 입지할 수도 있다. 또 쇼핑센터·백화점처럼 현대화되고 대규모로 운영되는 상가도 있지만 아파트상가, 전통상가, 재래시장, 건물 지하상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자영업자 쇠락, 주먹구구 운영 탓 최근에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홍대앞 피카소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등으로 상가 자체가 새로 형성되는 경우도 있어 상가라는 비즈니스모델이 옛것이거나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통상가의 리마케팅은 상가라는 비즈니스모델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예컨대, 명동상가는 한때 쇠퇴의 길을 걸었으나 성공적인 리마케팅전략으로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영세사업자들의 활로는 두 가지다. 특정가게가 속한 상가 전체를 활성화하는 것과 특정가게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전자는 정부 차원에서 재래시장 활성화 등 법까지 마련하고 있어 논외로 한다. 관심은 ‘특정가게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TV 프로그램에서 일부 ‘대박집’ 등의 형태로 소개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서울 강북소재 모 반찬가게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례분석은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가게는 전년 대비 30% 정도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건설기업도 경영의 본질 생각해야 첫째, 주인은 가게의 매출을 지금껏 한 번도 분석해 본 적이 있었다. 전년 대비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느 요일에, 어느 시간에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기업형 유통업체들이 시간대별, 품목별로 매출을 챙기고 있는 것과 대조가 된다. 둘째, 상권조사를 해본 적이 없다. 대략적으로 인근에 학교가 있고 아파트단지가 있어 가게의 종류는 정했지만 그 이후 상권분석은 해본 적이 없었다. 우리가게에 오는 손님이 어디에 사는지, 반경 1㎞ 이내에 있는 특정지역에서는 손님이 오는데 그 외 지역에서는 왜 오지 않는지 등을 분석하지 않고 있었다. 셋째, 상권과 매출을 대비하여 문제점을 찾아내고 솔루션을 제시해 새로운 시도는 더구나 없었다. 상권의 특성에 적합한 메뉴를 개발하고 이를 알려 매출을 높이고 고객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도 매출이 줄면 불황 탓으로 돌렸지 마케팅에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한 번도 분석해보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상권에 맞는 머천다이징, 가격대, 판촉·홍보 등 마케팅전략을 올 4월 시행해 보았다. 물론 매출을 작년 수준으로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매출을 30% 이상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왜 생각하지 못하는가? 생계형이든 대기업이든 성과와 환경에 대한 과학적 분석 없이는 어떠한 이유도 핑계에 불과하다. 이처럼 경영은 주먹구구나 운이 아니라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솔루션을 찾는 과학이다. 물론 경영의 또 다른 면이 얼마든지 있다. 건설업계는 생계형 구멍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경영을 이미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의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경영의 진수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
| 작성일 : 2009-07-27 오후 7:08: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