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등

美 고용악화 주춤…무디스 "세계 경기회복 시작"

함박웃슴가득 2009. 8. 10. 16:17

美 고용악화 주춤…

무디스 "세계 경기회복 시작"

미국이 경기 침체를 끝내고 회복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고 실업사태도 진정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리보(런던은행간금리)와 국채수익률 간 격차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7월 실업률이 예상과 달리 하락하자 경기 침체가 이미 끝났다는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투 패커드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8일 각국 정책에 힘입어 지난 7월에 세계 경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최악 국면이 끝나고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은행의 신용확대 정책 때문에 금융시장이 안정됐고, 은행 자금 사정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 안정되는 노동시장

=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미국 실업률은 9.4%. 6월 미국 실업률 9.5%보다 오를 것이란 예상을 깨 전문가들마저 놀라게 했다.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고용감소 규모도 예상과 달리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초 32만개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24만7000개에 머물렀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 74만1000개보다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6월 일자리 감소 규모도 당초 발표된 잠정치인 46만7000명보다 더 줄어든 44만3000명으로 수정됐다.

이번 수치는 고용 사정이 최악 국면을 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 바바레스 원장은 "미국 노동시장은 다른 전반적인 경제와 마찬가지로 안정되고 있다"며 "올해 말 고용감소 규모는 `제로(0)`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실업사태 완화는 오바마 정부의 재정지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전문가는 경기부양책이 없었다면 7월 고용 감소분은 50만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오바마 정부는 지금까지 경기부양자금 7870억달러 중 1000억달러만 사용했다. 나머지는 내년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 금융ㆍ주택시장 안정 지속

= 금융시장도 급속히 안정되고 있다. 특히 TED스프레드(3개월물 리보-미국 국채수익률)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 수치는 지난달 말부터 30bp 수준으로 떨어진 뒤 지난주엔 29bp를 기록했다. 2007년 3월 23일 28bp를 보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금융시장 내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택시장도 바닥을 찍는 분위기다. 기존 주택판매 규모는 3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6월 기존 주택판매 규모는 전월보다 3.6% 늘어난 489만채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6월 신규 주택판매도 전월보다 11% 늘어난 38만4000채(연율 기준)로 8년 만에 월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 아직 방심은 금물

= 미국 경제 내부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6개월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업자 수가 전체 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3%로 3분의 1 이상이 장기 실업자다. 1948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급증한 구직 포기자도 고용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게 한다. 지난달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니겔 골트 IHS글로벌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직 희망자들이 지난달에도 계속 일자리를 찾았다면 실업률은 9.7%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뉴욕 = 김명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