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新)기술' 모터 달고 세계1위 질주
함박웃슴가득
2009. 8. 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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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06 03:30
소형 모터 만드는 강소(强小)기업 '모아텍'
일본 하청업체로 출발 CD·DVD 스테핑모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쉼없이 신제품 개발 직경3.5㎜ 모터에 도전
"보이진 않지만 작은 모터가 컴퓨터를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가 만든 게 가장 많아요."정밀제어 기능을 갖춘 소형모터를 만드는 모아텍은 한국의 대표적 강소기업 가운데 하나다. 주력제품은 컴퓨터의 CD나 DVD 같은 광학저장장치에 들어가는 스테핑 모터(stepping motor). 모아텍은 이 분야 점유율 세계 1위(55%)를 달리는 기업이다.
- ▲ 모아텍 임종관 사장은 “일본 기업에서 모터 기술을 배워, 지금은 세계 PC용 모터 시장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임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시작은 미약했다. 연세대(전기공학과) 졸업 후 대기업에서 모터를 설계하던 임종관 사장은 직접 모터를 만들겠다며 1985년 회사를 차렸다. 처음엔 가내수공업 수준이었다. 모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받아 코일을 감는 단순 작업을 했다.
"스테핑 모터에 코일을 감아 일본 도시바 계열사에 납품했죠. 일본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기술을 배웠죠. 3년이 지나자 설비를 내주며 모터를 만들어 납품하라고 하더군요."
당시만 해도 일본 업체들은 작은 하청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을 몰아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모아텍은 성장을 거듭해 90년대 후반 세계 플로피 디스켓용 스테핑 모터 시장 1위(점유율 50%) 업체가 됐다.
승부의 변곡점은 계속된 기술개발·혁신 드라이브였다.
"CD가 플로피 디스크를 대신할 것으로 판단하고 98년부터 지금 주력상품인 CD용 스테핑 모터의 개발에 발벗고 나섰어요."
임 사장은 "그때 플로피 디스크 1위에 안주했다면 지금쯤 회사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신형 에쿠스의 헤드램프 부품을 포함,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나 후지제록스·신도리코·롯데캐논이 만드는 프린터에도 이 회사 제품이 들어간다. 매년 생산하는 모터 숫자만 약 2억개.
전기 자전거용 모터와 로봇용 모터도 개발하고 있다. 임 사장은 "지금 양산하고 있는 스테핑 모터는 직경이 6.5㎜이지만 연구원들은 3.5㎜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모아텍은 일본업체들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카메라폰의 초점을 맞출 때 사용하는 모터가 대표적이다.
전망도 밝다. 모아텍의 자회사인 하이소닉이 현재 이 분야 시장 점유율 18%로 세계 3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소닉이 만든 제품은 삼성전자 미니스커트폰이나 LG전자 프라다폰 등 전 세계 주요 휴대폰 업체들이 생산하는 고급 카메라폰에 들어간다.
임 사장은 "이 분야 1위인 일본 업체 시장 점유율은 약 30%로 차이가 크지만 작년 하이소닉의 점유율이 12%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세계 1등도 꿈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사 직원이 90명 남짓한 중소기업 규모의 모아텍의 임직원들은 대기업과 맞먹는 대우를 받는다. 예컨대 대졸 초임은 2600만원이지만 자기계발에 사용하는 복지비(170만원)를 따로 받는다. 여기에다 연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배분받는다.
송경선 관리부장은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이 많아 웬만한 대기업보다 직원 연봉이 더 많았다"고 했다. 또 자기계발을 위해 진학할 경우, 내부심사를 거친 사원들은 공부 기간 중 급여의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다.
☞ 스테핑 모터(stepping motor)
전기 신호를 보내 회전량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모터. 가령 CD 안에 듣기 원하는 노래가 있는 부분까지 재생장치를 일정 정도 옮기는 역할을 한다.